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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투데이]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 아이를 만나게 해야 할까?
2026-06-15
양육비를 받지 못한 채 아이를 키우다 보면 경제적인 부담은 물론 상대방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오랜 기간 양육비 지급을 외면해 온 전 배우자가 당당히 면접교섭을 요구할 때, 양육자의 입장에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상대가 의무를 다하지 않으니, 나도 아이를 만나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대응 방식을 고민하곤 합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양육비와 면접교섭은 엄격히 분리된 별개의 사안입니다.
양육비는 부모로서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법적 의무’에 관한 것이고, 면접교섭은 자녀가 비양육 부모와 관계를 유지할 ‘자녀의 권리’이자 부모의 권리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면접교섭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가정법원이 재판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기준은 부모 사이의 감정이 아니라 ‘자녀의 복리’입니다.
법원은 부모 중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따지는 대신, 자녀에게 어떤 환경이 가장 안정적인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습니다. 특히 비양육 부모와의 만남이 아이의 정서와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유대 관계는 어떠한지, 면접교섭 과정에서 아이가 겪을 심리적 불안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비양육 부모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그 만남 자체가 아이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면접교섭은 허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양육비를 성실히 지급하고 있더라도, 아이에게 정서적 불안이나 학대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 법원은 단호하게 면접교섭을 제한하거나 중단시키기도 합니다. 결국 법원이 주목하는 것은 부모의 잘잘못이 아니라, 오직 ‘아이에게 무엇이 가장 이익이 되는가’입니다.
물론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가볍게 취급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양육비는 부모로서 결코 피할 수 없는 법적 의무입니다. 실무 현장에서는 수년째 양육비를 미지급하면서 면접교섭만 요구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목격합니다. 양육자 입장에서는 매우 부당하게 느껴지겠지만, 면접교섭을 막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판결이나 조정조서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법원은 이행명령과 과태료, 심지어 감치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명단공개 등 그 제재의 강도와 실효성 또한 점차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면접교섭을 거부하는 감정적 대응보다는, 법이 정한 절차를 통해 양육비 지급을 강제하고 권리를 찾는 것이 훨씬 바람직합니다.
실무에서 보면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불만으로 면접교섭을 차단하고, 다시 상대방이 이를 문제 삼아 갈등이 확대되는 악순환을 흔히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갈등의 굴레가 길어질수록 가장 큰 상처를 입고 방치되는 것은 결국 아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혼은 부부관계의 종료일 뿐 부모와 자녀의 관계까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혼 이후에도 부모로서의 책임과 자녀와의 관계는 계속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육비 문제와 면접교섭 문제는 분리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양육비와 면접교섭이 서로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양육비 미지급은 법이 정한 절차를 통해 대응하고, 면접교섭은 아이에게 무엇이 가장 이로운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결국 법원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부모의 감정이 아니라 아이의 안정적인 성장과 복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