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대전투데이
대전부동산전문변호사, 집주인이 직접 살겠다며 나가라고 했는데, 다른 세입자가 들어왔다면?
202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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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약이 끝날 무렵 집주인으로부터 직접 들어와 살겠다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입자는 계약을 연장하고 싶어도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면 다른 집을 구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주택에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떨까요? 이미 이사비용을 지출하고 새로운 주거지를 마련한 세입자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법에서 정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임대인 본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해당 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는 경우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르면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음에도, 갱신되었을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했다면 기존 임차인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임대인의 실거주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이유로 퇴거한 임차인의 피해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그렇다면 집주인이 실제로 거주하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다른 사람에게 임대한 경우에도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까요? 대법원은 2026년 9월 10일 선고한 판결(2026다203203)에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의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계약갱신을 거절할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발생했어야 합니다. 둘째, 그 사정으로 인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했어야 합니다. 이러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임대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개인적인 사정이 달라졌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주장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사건에서 집주인은 자신이 거주하겠다는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기존 임차인이 계약을 갱신했다면 거주할 수 있었던 2년이 지나기 전에 해당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습니다. 집주인은 남편과 공동 소유한 다른 주택의 임차인들이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면서 자금이 필요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를 임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원심은 다른 부동산의 보증금 반환 문제가 계약갱신을 거절할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에 해당하지 않고, 해당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판단을 받아들여 집주인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부분은 집주인이 처음부터 실거주할 의사가 있었는지와 이후 다른 사람에게 주택을 임대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거주했더라도 제3자에게 임대한 이유가 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갱신거절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재임대가 불가피했다면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액도 단순히 이사비용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갱신거절 당시 별도로 손해배상액을 정한 합의가 없다면 법에서 정한 세 가지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 제3자에게 임대하여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차액 2년분, 임차인이 실제 입은 손해액이 그 기준입니다. 따라서 이사비용 외에도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배상액이 산정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라면 집주인의 실거주 통보와 계약갱신 요구에 관한 문자, 이메일 등을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사한 뒤 다른 사람이 입주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시기와 경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임대인 역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다면 이후 주택을 다시 임대하는 과정에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임대인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실제 거주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 다른 사람에게 주택을 임대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재임대가 불가피했는지가 손해배상책임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