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재력을 앞세워 다가오는 사람은 늘 한 번 더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의뢰인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나한테 맡기면 쉽게 돈을 벌게 해 주겠다"는 투자 권유를 받으면서 피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의뢰인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은 고가의 외제 차량 사진, 수억 원대 고급 아파트에 산다며 보낸 사진, 명품 등을 꾸준히 보여 주며 자신의 재력을 과시했고, 한 달 만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쌓인 신뢰 속에서 의뢰인은 대출까지 받아 가며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총 8,300여만 원을 송금하게 됩니다.
돈을 받은 뒤 상대방의 태도는 달라졌습니다. 투자처를 묻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고, 돈을 돌려 달라는 요구에는 몸이 아프다거나 휴대전화가 고장 났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지급을 미루다가 결국 연락을 끊고 잠적했습니다. 대출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된 의뢰인은 투자사기 피해 회복을 위해 법무법인 한길로를 찾았습니다.
상대방은 의뢰인에게 투자 수익을 실제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고수익을 약속하며 돈을 받아 갔습니다. 의뢰인이 이체 한도에 걸려 송금이 막히자 이체 방법을 직접 알려 주었고, 수중에 돈이 많지 않다는 말을 듣자 신용점수를 확인하게 한 뒤 비상금 대출을 받아 추가로 보내도록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의뢰인이 스스로 돈을 보낸 것이라도 상대방의 행위를 불법행위로 볼 수 있는지였습니다. 민법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에게 배상 책임을 지우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돈을 가로챌 목적으로 거짓말을 해 송금을 받아 냈다면 이는 사기에 해당하는 위법행위이고, 송금액 상당이 그대로 의뢰인의 손해가 됩니다.
둘째, 연락이 끊긴 상대방을 상대로 실제로 돈을 받아 낼 수 있는지였습니다. 판결만 받고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려 버리면 승소는 종이 한 장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소송과 함께 재산을 묶어 두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법무법인 한길로는 먼저 상대방 명의 계좌에 대해 가압류를 진행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상대방이 남은 돈을 빼낼 수 없도록 막아 두었습니다.
이어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송금 일자와 금액을 한눈에 정리한 내역, 투자를 권유하며 고수익을 장담한 대화, 재력을 과시하며 신뢰를 쌓은 정황, 대출까지 받도록 이끈 메시지 등을 증거로 정리해 상대방이 처음부터 돈을 가로챌 의도로 접근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짚었습니다. 형사 고소가 진행 중이라는 사정도 함께 제출해 기망행위를 뒷받침했습니다.
의뢰인이 대출이자로 고통받고 있었던 만큼, 원금만이 아니라 마지막 송금일 다음부터의 지연이자까지 빠짐없이 계산해 청구했습니다. 판결이 나온 뒤에는 미리 가압류해 두었던 상대방 계좌에 대해 곧바로 추심 절차에 들어가 실제 회수에 착수했습니다.
법원은 제출된 송금 내역과 대화 자료 등을 토대로, 상대방이 투자를 빌미로 의뢰인을 속여 돈을 받아 간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의뢰인 측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선고 결과: 원고 전부승소
- 피고는 원고에게 8,300여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
- 지연손해금은 마지막 송금일 다음부터 소장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
- 소송비용은 피고 부담, 가집행 가능
법원은 의뢰인이 청구한 원금과 지연이자를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추심 절차로 일부를 회수했음에도 상대방이 이미 상당 부분을 써 버린 탓에 의뢰인의 손해가 아직 모두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판결을 받은 것으로 끝이 아니라 집행까지 이어 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외제 차나 명품, 고급 아파트를 내세우며 돈을 빌려 달라고 하거나 투자를 권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사기를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기회라면 굳이 가까운 지인에게, 그것도 대출까지 받게 해 가며 권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속은 사람에게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신뢰를 쌓고, 송금이 막히면 방법을 알려 주고, 돈이 없으면 대출까지 안내하는 등 치밀하게 움직였습니다. 피해자가 자책할 일이 아니라 가해자가 책임져야 할 일입니다.
또한 이번 사건처럼 상대방이 돈을 받자마자 연락을 끊는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재산이 흩어져 회수가 어려워집니다. 피해를 알아챈 즉시 계좌 가압류 같은 보전 조치를 함께 검토해야 판결 이후 실제로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