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에 재혼인데 초혼이라고 체크해도 문제가 안되는 거 이 글을 보고 알았네...”
출처자료: 사기 결혼 당하기 딱 좋은 우리나라의 현실... 악용될까 무섭다진짜... (2026.07.18./스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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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증이유]
지난 7월 18일, 스레드에 한 누리꾼이 “사기 결혼 당하기 딱 좋은 우리나라의 현실... 악용될까 무섭다”며 게시물을 올렸다. 시청에서 가족관계증명서 떼는 계약직을 했다고 밝힌 글쓴이는 혼인신고 서류가 들어왔는데 남자는 법률상 재혼이면서 초혼에 체크해 놨다며, 우리나라 시스템상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 재혼 여부를 미리 알 수 없다고 썼다. 본인은 개인정보 누설 금지 때문에 상대 배우자에게 말도 못 해주고 답답했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여기에 “처음 알았다” “직원이 잘못 체크했다고 말하면 안 돼?” “일치하지 않으면 접수를 받지 않거나 통과시키지 말아야지” “과거 혼인 여부는 혼인관계증명서 상세를 떼야 확인 가능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혼인종류란 혼인신고서의 한 항목으로 초혼인지 재혼인지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혼인신고 때 혼인종류를 허위로 기재하는 사례가 많지 않더라도, 배우자의 과거 혼인 이력을 숨기는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배우자의 이전 혼인관계는 혼인신고서와는 다른 혼인관계증명서(상세)를 발급해 보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혼인종류를 혼인신고서에 허위로 기재해도 법적으로 처벌되지 않는지, 혼인신고 담당 공무원은 이 사실을 알고도 고지할 수 없는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 [팩트체크 요약]
▶ 결혼한 사람이 혼인신고할 때 작성하는 서류는 대법원이 정한 혼인신고서 한 장임. 이 서식에는 가족관계등록을 위한 혼인신고 사항과 국가 통계 작성을 위한 인구동향조사 사항이 함께 포함돼 있음. 초혼인지 재혼인지를 체크하는 ‘혼인종류’는 인구동향조사 항목 중 하나임.
▶ 혼인신고서는 가족관계등록관서에 제출하는 법정 신고서임. 다만 이 서식에는 혼인종류 등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의 혼인통계 작성을 위한 인구동향조사 항목도 함께 포함돼 있음. 인구동향조사는 별도 서류가 아니라 대법원이 정한 공식 혼인신고서 양식(대법원 예규상 양식 제10호) 하단에 들어 있으며, 신고서가 접수되면 담당 기관이 해당 항목을 통계 입력시스템에 처리해 국가데이터처의 통계 작성에 활용함.
▶ 혼인종류가 포함된 인구동향조사는 국가데이터처가 실시하는 지정통계로 통계법 제32조에 따라 성실하게 응답할 의무가 있으며, 제33조에 따라 비밀이 보장됨.
▶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거짓으로 응답한 경우에 대한 과태료 조항이 있지만, 국가데이터처는 인구동향조사와 관련해 실제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없다고 답함.
▶ 형법 제228조 제1항은 공무원에게 허위신고를 해 공정증서원본이나 이와 동일한 전자기록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하게 한 경우를 처벌함. 혼인신고에 따라 혼인사실이 기록되는 가족관계등록부는 공정증서원본에 해당.
▶ 그러나 혼인종류는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되는 사항이 아니어서, 허위로 체크해도 해당 죄가 성립하기 어려움.
▶ 혼인종류 허위기재 시 원칙적으로 담당 공무원이 배우자에게 알려주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허용되기 어려움. 통계법 33조에 따른 비밀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에 따라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임.
▶ 실제 현장에서도 중혼이 아닌지 여부만 확인하고, 혼인종류를 기재하지 않더라도 혼인신고서 수리는 가능해 기입을 강제하지 않음.
▶ 법적 처벌은 아니지만 재혼 사실을 숨기기 위해 혼인신고서에 ‘초혼’이라고 기재했다면, 혼인취소·이혼 등 가사소송을 벌일 때 기망행위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음. 다만 혼인종류에 초혼을 표시한 사실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결혼 전 초혼이라고 말했거나 결혼한 적이 없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문자, 녹취 등 다른 자료가 있다면 이와 결합해 증거가 될 수 있음.
▶ 이상의 내용을 종합할 때 혼인종류는 지정통계인 인구동향조사 내 항목이므로 성실하게 답하지 않았을 경우 과태료 부과 대상이지만, 실제로 집행된 적은 없음. 형사처벌은 혼인종류가 가족관계등록부에 신분관계로 기록되는 사항이 아니어서 성립하기 어려움.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해 해당 진술문을 ‘대체로 사실’로 판정함.
■ [검증방법]
- 혼인신고서 양식을 살펴봤다.
- 인구동향조사 관련 통계법과 혼인과 관련된 민법을 살펴봤다.
- 국가데이터처가 펴낸 인구동향조사 통계정보보고서를 살펴봤다.
- 유엔의 인구동태통계 작성 권고를 살펴봤다.
- 변호사들에게 혼인종류 허위 기재의 법적 처벌 여부와 담당자의 고지 가능 여부를 물었다.
-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혼인종류 허위 기재에 대한 고지여부와 현장 대응에 관해 물었다.
- 국가데이터처 공무원들에게 혼인종류 허위 기재 시 과태료 부과 여부에 관해 물었다.
■ [검증내용]
◆ 혼인신고서는 어떻게 구성될까?
한국은 혼인신고를 해야 법적으로 부부가 되는 법률혼주의를 따르고 있다. 혼인신고를 하면 배우자로서 서로의 재산을 상속받을 권리가 생기고(민법 제1003조), 혼인 중 태어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되는 등 법적인 부부관계에 따른 효력이 발생한다(민법 제844조). 부부는 함께 생활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도 진다(민법 제826조). 그 외에도 주택청약이나 신혼부부 대상 대출 등 일부 국가 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혼인신고를 하는 시민이 작성하는 서류는 대법원이 정한 ‘혼인신고서’ 한 장이다. 현행 대법원예규상 양식 제10호 혼인신고서에는 혼인 사실을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하기 위한 신고사항과, 국가의 혼인 통계 작성을 위한 인구동향조사 사항이 함께 담겨 있다. 인구동향조사에 사용되는 서식은 법원행정처와 협의해 대법원예규로 정하도록 되어 있으며(인구동향조사 규칙 제12조), 혼인신고서의 서식 역시 대법원예규로 정한다(가족관계등록규칙 제29조).
신고인 입장에서는 한 장의 혼인신고서에 적는 것이지만 두 영역의 행정상 기능은 다르다. 혼인 당사자와 부모의 성명, 생년월일, 주소, 자녀가 어머니의 성·본을 따르기로 한 협의가 있는 경우 그 사실, 민법이 금지하는 근친혼 여부 등은 혼인 사실을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하기 위한 신고사항인 반면, 혼인종류 등은 국가가 혼인 관련 인구동향통계를 작성하기 위해 수집하는 조사사항이다.
혼인신고서를 접수하면 각 지자체의 혼인신고서 접수 담당자는 서류를 받아 상단의 혼인 관련 신고 내용을 가족관계등록 시스템에 입력하고, 하단의 인구동향조사는 ‘인구 동향 조사’라는 별도의 프로그램에 따로 입력한다. 인구동향조사에 기재된 내용은 국가데이터처로 전달된다.
네티즌들이 혼란스러워한 혼인종류는 혼인과 관련한 신고내용이 아닌 하단의 ‘인구동향조사’ 항목에 포함돼 있다. 인구동향조사 항목에는 혼인종류 외에도 실제 결혼 생활 시작일, 최종 졸업학교(학력), 직업을 체크하도록 되어 있다. 그중 혼인종류 항목은 혼인신고 시점 당사자의 혼인 유형을 구분하기 위한 것으로, 초혼, 사별 후 재혼, 이혼 후 재혼 세 가지 중 하나를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이미지: 대법원이 정해둔 공식 혼인신고서 서식. 서식 하단에 국가통계작성을 위한 인구동향조사란이 함께 포함돼 있다. 전자가 가족관계등록을 위한 신고사항이라면, 후자는 혼인통계작성을 위한 조사사항이다.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갈무리]
인구동향조사는 국가데이터처가 우리나라 인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출생·사망·혼인·이혼 건수를 매달 집계하는 통계다. 통계정보보고서는 혼인 조사항목의 목적을 “장래인구 추계 시 출산력 가정의 기초자료, 장래가구 추계의 기초자료, 혼인에 따른 주택 기타 혼인용품 수요 예측”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우리나라에 몇 명이 살게 될지, 가구와 주택이 얼마나 필요할지를 내다보는 재료로 쓴다는 것이다. 혼인·이혼의 변화는 우리 사회의 가족 형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데에도 쓰인다.
국가데이터처 현대환 사무관은 혼인종류의 조사 목적에 대해 "통계 공표"라고 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에 낸 '인구동향조사 통계정보보고서'에도 '혼인종류별 혼인건수 공표'로 조사 목적이 적혀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1년 혼인종류 항목이 처음 추가됐을 당시에는 초혼·재혼으로만 나눴으나, 1993년부터 재혼을 사별 후 재혼과 이혼 후 재혼 2개 항목으로 분리해 집계하고 있다. 혼인종류를 3가지로 나눈 이유에 대해 현대환 사무관은 "유엔(UN)에서도 혼인할 때 초혼(single), 사별(widow), 이혼(divorce) 상태로 나눠서 공표하고 있다"며 "이 조사표를 만들 때 그 부분을 참고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실제로 유엔이 각국에 권고하는 인구동태통계 작성 기준(Principles and Recommendations for a Vital Statistics System)은 혼인 기록에 신랑과 신부 각각의 ‘직전 혼인상태'(marital status, previous)를 조사항목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일본 인구동태통계도 재혼을 사별(死別)과 이혼(離別)으로 나눠 집계한다. 재혼을 둘로 가르는 것은 한국만의 방식이 아닌 것이다.
◆ 혼인종류, 허위로 기재하면 법적 처벌 받을까?
인구동향조사는 국가데이터처장이 지정해 고시하는 지정통계로, 응답의 의무가 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인구동향조사 규칙 제4조는 혼인에 관한 조사항목으로 남편과 아내의 혼인종류를 명시하고 있다. 같은 규칙 제5조는 통계법 제26조에 따라 혼인·이혼·혼인취소의 경우 당사자가 이러한 조사사항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잘못 기재했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통계법은 지정통계 작성을 위한 조사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방해·기피하거나 거짓으로 자료를 제출·응답한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통계법 제26조 제3항, 제41조 제4항 제3호).
그러나 과태료 부과는 가능해도 응답자가 잘못 기재했다는 이유만으로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지는 않다. 법무법인 리 이인철 변호사는 “성실응답의무(제32조) 위반 자체는 제41조의 독립적인 과태료 사유로 열거돼 있지 않다”며 “일반적인 혼인신고 과정에서 인구동향조사 항목인 ‘혼인종류’를 잘못 또는 허위로 체크했다는 사실만으로 통계법 제41조의 과태료가 당연히 부과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도 통계법상 과태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지금까지 인구동향조사 응답과 관련해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과 현대환 사무관은 “통계법 내 성실응답의무와 과태료 규정이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준비해 놓은 것이지 과태료 처분을 내린 적은 없다”며 “지자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해마다 1~2회 정도 교육을 실시해 성실 응답 의무를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과 이수복 사무관도 “(성실응답의무는) 당위성이 있는 의무지 실제적인 어떤 법적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대신 국가데이터처는 제출된 자료를 자체적으로 내부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존 자료와 비교해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현대환 사무관은 “기존에 혼인을 신고했던 분이 초혼으로 다시 체크했다거나 하면 저희가 검토하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작성해서 저희한테 왔다가 다시 변경되는 경우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료 검토는 연간 확정 통계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주로 이뤄지며, 월간 자료에서도 오류로 보이는 큰 건은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혼인종류 허위 기재는 형사처벌 대상 역시 되기 어렵다. 형법 제228조 제1항은 공무원에게 허위신고를 해 공정증서원본 또는 이와 동일한 전자기록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하게 한 경우 처벌한다. 혼인신고서는 당사자가 작성해 제출하는 사문서다. 반면 혼인신고서를 바탕으로 기록되는 가족관계등록부는 혼인·이혼 등 개인의 신분관계를 공적으로 기록하는 전산 등록기록으로 형법 제228조가 말하는 ‘공정증서원본과 동일한 전자기록’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인철 변호사는 혼인신고서에 혼인종류를 허위기재한 것이 이 조항에 비추어 보아도 성립하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혼인종류가 필수 기재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라기보다, 그 허위 표시가 가족관계등록부에 실체와 다른 신분 관계를 기록하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족관계등록부는 '누구와 누가 언제 혼인했는지', '누가 누구의 자녀인지' 같은 가족관계를 기록하는 장부다. 혼인신고서의 ‘혼인종류’는 가족관계등록법 제71조가 정한 혼인신고의 법정 기재사항이 아니라, 인구동향조사를 위해 작성하는 통계 항목이다. 재혼자가 이를 ‘초혼’으로 표시하더라도, 그 표시 자체가 가족관계등록부에 실제와 다른 혼인·이혼 등 신분관계를 새로 기록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처벌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지: 혼인종류 허위기재에 따른 법적처벌 근거와 실태를 정리한 이미지. 그래픽 최은덕]
◆ 허위기재, 서류를 받는 담당 공무원이 알려줄 수는 없나?
원칙적으로 담당 공무원이 직무 중 알게 된 내용을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배우자에게 임의로 알려주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혼인신고서의 ‘혼인종류’는 인구동향 통계 작성에 활용되는 정보다. 통계법은 통계 작성 과정에서 알게 된 개인의 비밀을 보호하고, 통계종사자가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역시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사람이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인철 변호사는 “배우자라고 하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단순히 남편 또는 아내가 사실은 재혼인데 초혼이라고 썼다고 비공식적으로 알려주는 것은 개인정보보호 및 통계자료 비밀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변호사 역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등 일정한 예외는 있지만, 단순히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담당 공무원이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임의로 알려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공무원은 ‘혼인종류’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됐다는 이유만으로 혼인신고 자체를 불수리하지 않는다. 혼인신고가 법적으로 유효한지는 민법과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른 혼인 요건과 신고 절차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혼인신고를 받은 기관은 두 사람이 법적으로 혼인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미성년자라면 부모나 미성년후견인의 동의를 받았는지, 민법이 금지한 근친혼에 해당하지는 않는지, 이미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다시 혼인하려는 경우는 아닌지 등을 살핀다. 이런 요건과 증인 2명의 서명에 문제가 없으면 신고를 수리한다.
그렇다면 실제 혼인신고 접수 과정에서 ‘혼인종류’는 어떻게 처리될까. 단비뉴스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실제 혼인신고를 접수하는 일선 지자체에서 인구동향조사 항목인 ‘혼인종류’를 따로 확인하거나 이를 이유로 제재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명 인용을 거부한 성동구청 민원여권과 관계자는 “(혼인신고 접수 시) 신청인이 현재 혼인 상태인지, 즉 중혼(이중 혼인)인지 여부 정도만 시스템으로 조회해 확인한다”며 “초혼인지 재혼인지 여부까지는 개인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무원이 접수 단계에서 굳이 추가로 조회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인구동향조사는 통계청에서 수집하는 정보이기 때문에 민원인이 작성한 사실 그대로 통계청 시스템에 입력할 뿐”이라며 “잘못 체크했다고 해서 현장에서 다시 고지하거나 제재를 가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혼인신고 접수 시 초혼과 재혼 여부 등 인구동향조사 항목을 일일이 검증하거나 제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천시 민원지적과 가족관계등록팀 권순일 주무관은 “전산 시스템상 자동으로 오류를 걸러내는 기능이 없고, 통계 목적의 업무 성격상 꼼꼼한 대조가 이뤄지지 않아 현장 단계에서 허위 기재를 바로잡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답했다.
법적으로는 지정통계인 혼인종류에 응답할 의무가 있지만, 일선 지자체의 접수창구에서 그 내용을 확인하거나 기재를 강제할 수도 없다. 서초구청 가족관계등록팀 문신우 팀장은 “보통 (혼인종류를) 기재 안 하시면 미상으로 입력한다”며 “일일이 조회하지 않는 한 (시스템에) 입력할 때는 해당 사실을 알기 어렵다”고 답했다.
◆ 과태료·형사처벌 외 다른 법적 의미는 없을까?
재혼 사실을 숨기기 위해 ‘초혼’이라고 기재했다면, 자신의 혼인경력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했다는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민법 제816조 제3호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를 혼인취소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혼인경력이나 출산경력 등에 관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상대를 속이고, 상대방이 그 때문에 잘못 판단한 채 혼인 의사를 표시했고, 그 사실을 알았다면 혼인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박종현 변호사는 재혼 사실을 숨긴 경우에도 “상대방이 재혼 사실을 숨기거나 허위로 고지한 것이 혼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중요한 기망행위였고, 피해 배우자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혼인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 등이 인정돼야 한다”며 “재혼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정황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혼인신고서에 ‘초혼’이라고 표시한 사실만으로 곧바로 혼인취소 사유인 사기나 기망행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인철 변호사는 “배우자가 그 기재를 전혀 보지 못했고 그 기재를 믿고 혼인을 결정한 것도 아니라면 그 체크 하나만으로 배우자에 대한 기망행위가 완성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종현 변호사도 “혼인종류의 허위 기재가 배우자에 대한 법적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직접 판단한 사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혼인 전부터 상대방에게 “초혼이다”, “결혼한 적이 없다”고 말해왔고, 실제 혼인신고서에도 ‘초혼’으로 표시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증거로서의 의미가 더 커질 수 있다. 박종현 변호사는 “단순히 과거 혼인경력을 말하지 않은 데 그친 것이 아니라 혼인 전부터 혼인신고를 할 때까지 계속 초혼인 것처럼 행동했다는 주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혼인신고서만으로 기망행위를 입증하려 하기보다는 혼인 전 주고받은 카카오톡이나 문자, 녹취 등 당시 상대방이 어떤 설명을 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함께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혼인 당시의 기망 사실이 이후 이혼소송에서도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840조 제6호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정하고 있다. 박종현 변호사는 “배우자가 혼인 당시 자신의 재혼 사실을 숨기거나 초혼이라고 허위로 설명했고, 상대방이 이를 뒤늦게 알게 되면서 신뢰관계가 무너져 실제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다면 제840조 제6호에 따른 이혼사유가 있는지를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혼인신고서의 ‘초혼’ 표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혼인취소 사례와 마찬가지로 문자, 녹취 등 다른 자료와 함께 재혼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점과 그로 인해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상대방의 혼인 이력을 확인하려면?
상대방이 혼인한 적이 있는지는 혼인신고서가 아닌 상대방 본인의 혼인관계증명서의 상세증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혼인신고서는 혼인을 법률상 성립시키기 위해 당사자가 가족관계등록관서에 제출하는 신고 문서다. 신고가 수리되면 그 결과가 국가의 개인별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된다. 혼인관계증명서는 이 등록부에 기록된 것 중 혼인 관계 부분을 용도에 맞게 발급한 공식증명서다. 일반증명서에는 본인과 배우자 정보 및 현재의 혼인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지만, 상세증명서에는 여기에 더해 혼인 및 이혼에 관한 사항이 추가로 기재된다. 다만 상대방의 과거 혼인 이력을 확인하려면 상대방 본인의 혼인관계증명서 상세증명서가 필요하며, 제3자가 임의로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혼을 약속한 예비 배우자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혼인관계증명서를 임의로 발급받을 수는 없다. 가족관계등록법 제14조에 따르면 등록사항별 증명서는 원칙적으로 본인이나 배우자·직계혈족 등이 청구할 수 있고, 대리인이 청구하는 경우에도 본인의 위임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통한 증명서 발급 역시 청구 자격이 제한돼 있다. 따라서 예비 배우자가 상대방의 과거 혼인 이력을 확인하려면 상대방에게 직접 혼인관계증명서 상세증명서를 발급해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
[이미지: 혼인관계증명서 상세증명서를 발급할 경우 보이는 예시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갈무리]
다만 혼인신고 후 재혼 사실을 알게 돼 혼인취소·이혼을 진행하면서 상대방이 혼인신고 당시 실제로 ‘초혼’에 체크했는지를 확인하려면, 당시 제출된 혼인신고서 등 신고서류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가족관계등록 신고서류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이해관계인이 열람하거나 기재사항의 증명을 청구할 수 있으며, 혼인신고서 등 신고서류의 보존기간은 현재 30년이다. 소송 과정에서는 당사자가 직접 신고서류를 확보하는 방법 외에도 법원을 통한 사실조회나 문서송부촉탁 등의 방식으로 증거신청을 할 수 있다.
■ [검증결과]
초혼인지 재혼인지를 밝히는 혼인종류는 대법원예규가 정한 혼인신고서 양식의 ‘인구동향조사’란에 있는 항목 중 하나다. 통계법에 따라 성실하게 응답할 의무가 있지만, 이를 허위로 기재했다고 해서 곧바로 과태료가 부과되지는 않는다. 실제 현장에서도 민법이 금지하는 중혼(이중 혼인)의 여부만 확인할 뿐, 혼인종류를 별도로 확인하거나 추가로 조회해 확인하지 않는다. 법정 기재사항이 아니다 보니 혼인종류를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강제하지 않고, 미상으로 입력한다.
혼인종류는 혼인신고서의 인구동향조사용 통계 항목일 뿐,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되는 혼인·이혼 등 법률상 신분관계 자체는 아니다. 따라서 이를 허위로 적더라도 가족관계등록부에 실체와 다른 신분관계가 기록되는 것은 아니어서, 형법 제228조 제1항의 공정증서원본 등 불실기재죄가 성립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법조인들의 해석이다.
다만 상대방에게 재혼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혼인신고서에도 ‘초혼’이라고 표시하였다면, 향후 혼인취소 청구나 이혼 과정에서 ‘재혼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중요한 증거가 될 수는 있지만, 이는 민사·가사상 제도이지 법적 처벌은 아니다.
이상의 취재 결과를 종합할 때, 형사처벌은 혼인종류가 가족관계등록부에 신분관계로 기록되는 사항이 아니어서 성립하기 어렵고, 과태료는 조항이 있으나 실제로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국가데이터처 공무원도 “없었다”고 답했다. 법적 처벌 기준은 있지만, 실제로 집행되지는 않은 것이다. 이에 단비뉴스는 ‘혼인신고서에 재혼자가 초혼에 체크해도 법적 처벌 안 받는다?’는 검증문을 ‘대체로 사실’로 판정한다.
■ [근거자료]
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변호사 (서면 인터뷰/2026.09.07., 2026.09.09., 2026.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