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대전투데이
대전이혼소송변호사, 몇 년 별거해야 이혼할 수 있을까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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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와 따로 산 지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이 정도면 이혼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 별거를 시작한 뒤 시간이 꽤 지나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미 몇 년째 서로 다른 집에서 살고 있고 연락도 거의 하지 않는데, 상대방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부부로 남아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주변에서는 "3년 정도 별거하면 이혼할 수 있다", "5년 이상 따로 살았으면 법원에서도 이혼을 인정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정 기간만 지나면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더라도 결국 이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 법에는 '몇 년 이상 별거하면 이혼할 수 있다'는 기준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민법은 배우자의 부정행위나 악의의 유기, 심히 부당한 대우 등을 재판상 이혼사유로 정하고 있고, 이와 함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별거한 지 3년이 됐는지, 5년이 됐는지만으로 이혼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 사람이 왜 따로 살게 되었고, 별거하는 동안 부부관계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별거기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부가 오랫동안 함께 생활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혼인관계가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멀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수년 동안 서로 다른 곳에서 살면서 연락이나 왕래가 거의 없었고, 생활비도 각자 부담하며 사실상 각자의 생활을 해왔다면 부부공동생활이 상당 기간 중단되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여기에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조차 없었다면 오랜 별거기간은 혼인관계가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따로 산 기간이 길어도 그 이유가 직장이나 자녀 교육 때문이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주말부부처럼 거주지만 달리했을 뿐 정기적으로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거나, 생활비를 함께 부담하고 가족행사에도 함께하는 등 부부로서의 생활을 계속해왔다면 단순히 한집에서 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혼인관계가 깨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별거기간만큼이나 살펴봐야 할 것이 '왜 별거하게 되었는가'입니다. 부부 사이의 갈등이 오랫동안 계속되다가 더 이상 함께 생활하기 어려워 한쪽이 집을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우자의 외도나 폭력 때문에 별거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특별한 계기 없이 한쪽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가정을 떠나면서 별거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같은 3년의 별거라 해도 그 과정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구의 잘못으로 별거가 시작되었는지, 별거 전부터 혼인관계가 어느 정도 악화되어 있었는지, 별거 이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따라 장기간 별거가 갖는 의미도 달라집니다. 특히 혼인관계가 깨지는 데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먼저 집을 나간 뒤 "이제 별거한 지도 오래됐으니 이혼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에는 별거기간만으로 이혼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우리 법원은 원칙적으로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외도를 한 배우자가 가정을 떠난 뒤 오랫동안 별거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을 요구한다면 단순히 별거가 장기화됐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별거가 아주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혼인관계가 사실상 형식만 남게 되었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혼인 파탄 당시의 책임이나 상대방이 겪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가 크게 약화된 경우 등에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예외적으로 이혼이 인정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자신에게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없는데 상대방이 끝까지 이혼을 거부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협의이혼이라면 두 사람 모두 이혼에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한쪽이 거부하면 협의이혼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재판상 이혼은 다릅니다. 상대방이 이혼을 원하지 않더라도 법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가 인정된다면 판결을 통해 이혼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3년째 별거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 내세우기보다, 별거 전부터 부부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어떤 이유로 따로 살게 되었는지, 별거 이후 연락이나 왕래는 어느 정도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생활비를 서로 부담하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는지, 별거 중 관계를 회복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몇 년을 별거하면 이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3년이나 5년처럼 하나의 숫자로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랜 별거는 혼인관계가 이미 깨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지만 별거기간만 채운다고 이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왜 별거가 시작되었는지, 그동안 부부관계가 실제로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혼인 파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고 있다고 해서 무작정 별거기간이 더 길어지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부부공동생활이 오랫동안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 지금까지의 별거 경위와 두 사람의 관계를 살펴 재판상 이혼이 가능한 상황인지 판단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