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내는 결혼한 지 12년 된 부부였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두 명의 자녀가 있었습니다. 결혼한 지 5년쯤 되었을 때 부부는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아파트의 명의는 남편 단독명의였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남편 명의로 받았습니다. 남편은 비교적 소득이 높은 직장에 다녔고, 매월 남편의 급여계좌에서 대출 원리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아내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뒤에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했지만 소득은 남편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주로 아이들을 돌보고 가사와 육아를 담당했습니다.
결혼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두 사람은 이혼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이혼 자체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같았습니다. 남편도 이혼을 원했고 아내도 이혼을 원했습니다. 처음에는 두 사람 모두 소송까지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재판까지 갈 필요 없이 협의이혼으로 정리하자."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재산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남편은 말했습니다. "이혼하는 건 동의해. 그런데 이 집은 내 거야." 아내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결혼하고 같이 산 집인데 왜 전부 당신 거야?"
남편에게는 나름대로 확실한 근거가 있었습니다. "집 명의가 누구 이름으로 되어 있어?" "대출은 누가 받았어?" "매달 대출금은 누구 통장에서 빠져나갔는데?"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집은 내가 가지고, 협의이혼하고 당신은 몸만 나가면 돼."
남편은 자신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등기부를 보면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대출계약서에도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급여통장을 확인하면 매월 자신의 월급에서 대출금이 상환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반면 아내는 생각했습니다. "나는 12년 동안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했는데 어떻게 이 집이 전부 남편 것일 수 있지?" 두 사람 모두 자신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재산분할에 관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협의이혼으로 끝내려고 했던 사건은 결국 재판으로 넘어갔습니다.
남편 명의라는 사실만으로 남편의 단독재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혼상담을 하다 보면 정말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집은 제 명의입니다." 그다음에는 대개 이런 이야기가 따라옵니다. "대출도 제가 받았습니다." "대출금도 제 월급으로 갚았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나누어 줄 재산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산분할은 등기부에 적힌 이름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혼인 중 부부의 협력으로 취득하고 유지한 재산이라면 한쪽 배우자의 단독명의로 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인 공동재산으로 평가되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남편 명의 아파트 = 남편 재산"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혼인 중 취득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정확히 50대 50으로 나누는 것도 아닙니다.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문제와 실제 기여도를 몇 퍼센트로 인정할 것인지는 다시 구별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재산분할에서 중요한 것은 명의가 아니라 실질입니다
우리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형식적으로 그 배우자의 특유재산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혼할 때 이루어지는 재산분할은 단순히 명의만을 기준으로 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부부가 혼인 중 서로 협력하여 형성한 재산이라면 그 명의가 어느 한쪽 배우자에게 되어 있더라도 실질적인 공동재산으로 보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부의 협력은 반드시 두 사람이 같은 금액을 직접 지급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경제활동을 통한 직접적인 기여뿐 아니라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면서 배우자의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가족의 공동생활을 유지한 것도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파트를 남편 명의로 등기했다는 사실은 중요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재산분할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등기명의와 재산분할에서 말하는 실질적인 기여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대출도 제가 혼자 갚았습니다"라는 주장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여기에서 남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집 명의만 제 이름인 것이 아닙니다. 실제 돈도 제가 냈습니다." 예를 들어 남편의 월급이 1,000만 원이고 매월 400만 원이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사용되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아내는 파트타임으로 월 200만 원 정도를 벌면서 두 자녀의 양육과 가사를 주로 담당했습니다. 은행거래내역만 보면 매월 400만 원의 대출금을 갚은 사람은 남편입니다. 그 사실 자체는 맞습니다.
하지만 재산분할에서는 한 단계 더 살펴봅니다. 아내가 자녀를 돌보고 가사를 담당하지 않았다면 남편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는지, 아내의 소득은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는 누가 부담했는지, 가족 전체의 역할분담 속에서 대출상환이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를 함께 보게 됩니다. 따라서 대출이 남편 계좌에서 빠져나갔다는 사실과 그 대출을 남편 혼자 갚았다는 것은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이 부부가 협의이혼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처음 사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두 사람은 이혼 여부를 두고 싸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남편도 이혼을 원했고 아내도 이혼을 원했습니다. 그런데도 협의이혼은 실패했습니다. 이유는 재판으로 갔을 때 예상되는 결과를 두 사람이 전혀 다르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아파트에 대한 자신의 몫을 사실상 100%라고 생각했습니다. 근거도 있었습니다. 남편 명의였고, 남편이 대출을 받았고, 남편의 급여계좌에서 대출금을 상환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것 자체를 욕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대로 아내는 12년 동안 부부로 함께 생활했습니다. 두 아이를 키웠습니다. 가사를 담당했습니다. 파트타임으로 번 소득도 가족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이 "집은 내 것이니 몸만 나가라"고 말하는 것이 자신의 12년 결혼생활을 전부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욕심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조금 달랐습니다. 서로가 법원에 갔을 때 받을 결과를 너무 다르게 예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협의가 깨지는 이유는 반드시 서로 욕심이 많아서만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실제 이혼상담에서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협의이혼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양보를 하려면 먼저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남편이 자신의 법적 몫을 100이라고 생각하고, 아내가 자신의 법적 몫을 50이라고 생각한다면, 두 사람의 협상 출발점 자체가 다릅니다. 남편은 10을 주는 것도 큰 양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내는 40을 받는 것도 상당히 양보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합의가 되기 어렵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누가 더 욕심이 많은지를 따지기 전에 실제로 재판을 하면 어느 정도의 결과가 예상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원칙이 다시 등장합니다. 좋은 합의는 소송하지 않는 합의가 아니라, 소송했을 때의 결과를 알고 하는 합의입니다.
명의에 대한 확신 때문에 협의이혼이 깨지는 사건이 있습니다
협의이혼을 준비하다가 재산문제 때문에 상담을 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이미 부부가 이혼 자체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는 사건도 상당히 많습니다. 문제는 재산입니다. 특히 부동산이 한쪽 배우자의 단독명의로 되어 있으면 명의자가 강한 확신을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적으로 내 이름인데 왜 상대방에게 줘야 합니까?" 그런데 이 확신이 잘못된 법률정보에서 출발했다면 협상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상대방이 재산분할을 요구할 때마다 "내 재산을 빼앗으려고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대편 배우자 역시 "내가 이 가족을 위해 살아온 시간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감정이 격해지면 원래 협의이혼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사건이 결국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그래서 저는 협의이혼을 하려는 부부일수록 오히려 재판했을 때의 예상결과를 한번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송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제대로 합의하기 위해서입니다.
남편이 더 많이 벌었다는 사실은 아무 의미가 없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혼인 중 취득한 아파트라고 해서 모든 사건에서 무조건 50대 50으로 나누는 것도 아닙니다. 혼인기간, 부부의 소득, 가사와 육아의 분담, 아파트 취득자금, 부모의 지원, 혼전재산의 투입, 대출상환 과정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남편에게 특별한 재산형성 기여가 있다면 그 부분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내 명의다." "내 월급으로 대출을 갚았다"는 사실만 반복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 장에서 이야기했듯이 중요한 것은 그 차이가 왜 재산분할 기여도에 반영되어야 하는지를 법원이 판단할 수 있는 사실과 증거로 만드는 것입니다.
명의 때문에 자신의 권리를 먼저 포기해서도 안 됩니다
반대편 배우자에게도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등기부를 확인했더니 남편 이름만 적혀 있습니다. 대출도 남편 명의입니다. 그러면 "내 이름으로 된 재산이 없으니 나는 받을 것이 없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상태에서 "각자 명의 재산은 각자 가진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혼인 중 취득한 주요 부동산이 상대방 명의로 되어 있다면 재산분할 가능성을 정확하게 검토하기 전에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합의를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남편 단독명의 아파트 / "내 월급으로 갚았다"
- 아파트 취득시점(혼인 전/중)과 최초 취득자금 출처를 확인합니다.
- 취득 당시와 현재의 대출잔액을 비교합니다.
- 배우자의 소득 사용처, 생활비·교육비 부담자를 확인합니다.
- 가사와 육아를 누가 담당했는지, 그 역할 때문에 경제활동이 가능했던 부분을 살펴봅니다.
협의이혼을 준비한다면
- 명의만 보고 재산의 귀속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 실제 재판에서 예상되는 재산분할 범위를 먼저 검토합니다.
- 각자가 예상하는 재판결과가 지나치게 다른지 확인합니다.
- 재산분할 범위를 모른 채 권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등기부는 재산의 명의를 보여주지만, 혼인생활의 기여까지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협의가 깨지는 이유는 서로 욕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재판했을 때의 결과를 서로 너무 다르게 예상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대출이 남편 계좌에서 빠져나갔다는 사실과 그 대출을 남편 혼자 갚았다는 것은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