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CASE 21 재산분할

상속받은 5억짜리 빌라가 별거 후 재개발로 10억이 됐습니다

재개발은 재산의 가치를 바꾸지만, 그 재산이 만들어진 과거까지 바꾸지는 않습니다.

사례

남편과 아내는 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부부였습니다. 혼인기간만 놓고 보면 상당한 장기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남편의 아버지가 사망했고, 남편은 서울의 재개발 예정지역에 있는 오래된 빌라 한 채를 상속받았습니다. 상속 당시 빌라의 가치는 약 5억 원 정도였습니다. 아내가 그 빌라를 취득하는 데 돈을 보탠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부모를 특별히 봉양하거나 해당 빌라를 직접 관리한 사정도 없었습니다.

상속받은 지 약 2년이 지나 부부는 별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오랫동안 지지부진하던 재개발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정비사업의 단계가 진척되면서 주변에서는 해당 빌라를 단순한 오래된 주택이 아니라 향후 신축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연결된 재산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말했습니다. "지금은 10억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남편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아버지에게 상속받은 빌라입니다." "상속받았을 때는 5억 정도였고, 아내와 별거한 다음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가격이 오른 겁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아내가 이 빌라에 무슨 기여를 했다고 별거 후 오른 5억 원까지 나눠야 합니까?" 반면 아내는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지금 재산분할을 하는데 현재 10억 원짜리 재산을 왜 5억 원으로 계산합니까?" 양쪽 주장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혼소송에서는 이 빌라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결론

재개발되었다는 사실보다 먼저 원래 그 재산이 어떤 성격이었는지를 봐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먼저 볼 것은 재개발이 아닙니다. 상속입니다. 남편이 아버지에게 상속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남편의 특유재산으로 출발합니다. 앞 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상속재산이라고 해서 언제나 재산분할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기간이 길고 상대방 배우자가 해당 재산의 유지·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일부러 사실관계를 다르게 설정했습니다. 남편이 상속받은 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상속재산의 관리에 특별히 관여하지도 않았습니다. 시부모를 장기간 봉양한 사정도 없습니다. 그리고 부부가 별거한 이후 재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가치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20년 이상 결혼했으니 현재 10억 원을 절반씩 나눈다"고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상속재산의 특유재산성, 상속 후 배우자의 유지·증식 기여, 별거시점, 재개발사업의 진행시점, 그리고 가치상승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관련 법리

상속재산의 특유재산성과 별거 후 가치변동은 구별해서 봐야 합니다

부부 일방이 상속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그 배우자의 특유재산입니다. 그러나 상대방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면 재산분할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따라서 상속재산 사건에서는 항상 "상속받은 재산인가?"라는 질문 다음에 "상속 이후 상대방 배우자가 그 재산에 어떤 기여를 했는가?"라는 질문이 따라옵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또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별거 후 재개발로 발생한 가치상승입니다. 재판상 이혼에서 재산분할 대상과 가액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혼인공동생활이 이미 종료된 뒤 한쪽 배우자의 독립적인 노력으로 새롭게 형성된 재산처럼 공동재산 형성과 무관한 후발적 변동까지 당연히 나누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별거 전에 이미 공동으로 형성된 재산이 그대로 존재하면서 외부적인 시장변동으로 가치만 상승한 경우에는 별거 당시 가격으로 무조건 고정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먼저 이 빌라가 어느 정도까지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가를 판단하고, 그다음 어떤 시점의 가치로 평가할 것인가를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재개발은 일반적인 아파트 가격상승과 조금 다릅니다

앞 장에서는 일반 아파트가 이혼소송 중 15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상승한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재개발 부동산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단순히 주변 부동산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철거와 착공 등 사업이 진행되면서 해당 부동산이 가진 경제적 의미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래된 빌라 한 채가 장래의 신축아파트 입주권과 연결된 재산으로 평가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사업단계가 진행될 때마다 발생하는 기대이익 전부를 배우자가 함께 만들어낸 가치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재개발 부동산은 현재의 가치가 왜 상승했는지를 더욱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례에 적용하면

별거 후 오른 5억 원은 정말 누구의 것일까요?

남편의 주장을 먼저 보겠습니다. 남편은 아버지에게 빌라를 상속받았습니다. 아내는 상속 자체에 기여하지 않았습니다. 상속 후 불과 2년 정도 지나 별거가 시작됐습니다. 재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도 별거 이후였습니다. 그렇다면 남편은 충분히 주장할 수 있습니다. "아내는 이 재산의 형성에도, 재개발사업에도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상속 당시부터 남편의 특유재산성이 매우 강한 재산이라면 이러한 주장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아내는 현재 재산가치에 주목합니다. 현재 빌라가 실제로 10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왜 과거의 5억 원만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가?"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사건에서는 두 문제를 분리해야 합니다. 첫째, 아내에게 이 상속재산에 대한 재산분할 기여를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가. 둘째,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범위에 대하여 현재 재산가치를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 이 두 문제를 섞어버리면 판단이 어려워집니다.

"재개발로 오른 것인데 아내가 무슨 기여를 했습니까?"

이 질문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재개발사업이 진행된 것은 아내가 노력해서 생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남편 역시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외부적인 요인으로 재산가치가 상승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가격이 올랐으니 상승분을 절반씩 나누자"고 접근하는 것도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애초에 남편의 상속재산이고, 상속 후 상대방의 기여기간도 짧고, 별거 이후 재개발사업이 진행된 경우에는 특유재산성과 배우자의 실제 기여 정도를 더욱 세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개발은 재산의 가치를 바꾸지만, 그 재산이 만들어진 과거까지 바꾸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부부가 함께 구입한 빌라였다면 어떨까요?

사실관계를 바꾸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상속재산이 아닙니다. 부부가 혼인 중 함께 형성한 돈으로 재개발 예정지역의 빌라를 구입했습니다. 별거 당시 가격은 5억 원이었습니다. 그 후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이혼재판 무렵에는 1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됩니다. 이 경우에는 이야기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원래부터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이기 때문입니다. 별거 후 재개발사업이 진행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가치상승분을 현재 명의자 한 사람이 모두 가져가야 한다고 보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앞 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기존에 재산분할 대상이었던 부동산의 외부적 가치변동은 재산가액을 평가할 때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결국 재개발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재개발되기 전 그 재산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먼저입니다.

이혼전문변호사로서의 코멘트

재개발 사건에서는 "그래서 지금 얼마입니까?"가 더 어려운 질문일 수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부동산의 재산분할 사건에서는 특유재산 여부와 기여도만큼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재산가치입니다. 일반적인 아파트라면 같은 단지의 동일 평형 최근 실거래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개발 예정 빌라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실거래 자체가 없기도 합니다. 그런데 주변 부동산에서는 말합니다. "여기는 10억 원은 합니다." 상대방은 반박합니다. "실제로 10억 원에 거래된 게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10억 원입니까?" 이때부터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호가와 시가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

부동산중개업소에 10억 원으로 매물이 나와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부동산의 객관적인 시가가 바로 10억 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재개발 물건은 개별성이 강합니다. 토지지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조합원 지위나 분양자격이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정비사업의 진행단계도 중요합니다. 향후 추가분담금이 얼마나 발생할지도 봐야 합니다. 사업이 실제로 예정대로 진행될 것인지에 관한 위험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옆 빌라가 10억 원에 나와 있습니다"라는 자료만으로 현재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호가는 기대를 보여주지만, 재판에서는 그 기대에 얼마의 가격을 붙일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재개발 부동산은 감정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당사자 사이에서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면 감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쪽은 5억 원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10억 원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차이 자체가 재산분할 결과를 크게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에서는 현재 부동산의 상태뿐 아니라 토지와 건물의 가치, 정비사업의 진행상황 등 여러 요소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 장에서 이야기했듯이 감정을 신청한다고 해서 신청한 사람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남편이 "10억 원은 말도 안 됩니다. 감정해 봅시다"라고 했다가 오히려 예상보다 높은 감정가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기대이익이 과도하게 반영된 호가보다 낮은 감정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개발 부동산에서도 감정을 신청할 것인지 자체가 하나의 소송전략이 됩니다.

재개발 단계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재개발 예정지역입니다"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비사업이 아직 초기단계인지, 조합이 설립되었는지, 사업시행인가가 이루어졌는지, 관리처분계획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등에 따라 재산의 경제적 가치와 사업의 불확실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개발 사건에서는 등기부등본 하나만 보고 재산평가를 끝내기 어렵습니다. 정비사업 관련 자료와 조합의 진행상황까지 함께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건일수록 재산분할은 단순한 산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재산인지 특정하고, 그 재산의 과거를 확인하고, 현재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 자체가 소송의 핵심이 됩니다.

CHECK POINT
상속받은 재개발 부동산 / 별거 후 가격이 크게 올랐다면
  • 상속시점·당시가치·별거시점을 확인합니다.
  • 상속 후 배우자의 관리·유지 기여(임대관리·수선·세금)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 재개발사업이 언제부터 본격 진행되었는지, 별거시점과 비교합니다.
  • 단순한 시장가격 상승인지 정비사업 진행에 따른 권리가치 변화인지 구분합니다.
재개발 부동산의 가격을 평가한다면 / 상대방이 높은 호가를 주장한다면
  • 최근 실제 거래사례, 토지지분, 조합원 지위, 정비단계, 추가분담금을 확인합니다.
  • 단순한 기대가격(호가)이 과도하게 반영되어 있지 않은지 검토합니다.
  • 필요한 경우 감정신청의 실익과 위험을 함께 검토합니다.

재개발은 재산의 가치를 바꾸지만, 그 재산이 만들어진 과거까지 바꾸지는 않습니다.
호가는 기대를 보여주지만, 재판에서는 그 기대에 얼마의 가격을 붙일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재개발됐다는 사실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재개발되기 전 그 재산이 어떤 성격의 재산이었는가입니다.

재산분할,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전체보기 ›
CASE 15

가압류 때문에 이사를 못 갑니다

가압류는 돈을 빼앗는 절차가 아니라, 판결이 나올 때까지 돈이 사라지지 않도록 자리를 지키게 하는 절차입니다.

›
CASE 16

아내가 사는 집 대출을 언제까지 제가 갚아야 합니까?

재산분할에서는 무엇을 받을 것인가만큼 무엇을 받지 않을 것인가도 중요합니다.

›
CASE 17

결혼 전에 취득한 아파트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까요?

특유재산에서 말하는 유지에 대한 기여란 무엇일까요 - 법원은 누가 만들었는지만큼 누가 지켜왔는지도 봅니다.

›
CASE 01

빨리 끝내고 싶어서 협의이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협의이혼이 항상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좋은 합의는 재판 결과를 알고 그 범위에서 양보하는 것입니다.

›
CASE 02

이혼 전에 재산을 정리해 두면 문제가 될까요?

재산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것과 숨기는 것은 다릅니다. 소장을 낸다고 법원이 재산을 자동으로 찾아주지 않습니다.

›
CASE 03

이혼하기 전에 합의서를 써도 될까요?

이혼 전 작성한 합의서라고 무조건 무효는 아닙니다. 언제가 아니라 무엇을 알고 얼마나 구체적으로 합의했는가가 중요합니다.

›
CASE 04

결혼한 지 3년밖에 안 됐는데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단기혼이라고 재산분할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혼인 당시와 현재의 재산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
CASE 05

혼인기간이 길면 재산분할은 무조건 50대 50일까요?

비율만큼 중요한 것은 그 비율로 '무엇을' 나눌 것인가입니다. 재산분할은 계산이면서 동시에 설계의 문제입니다.

›
CASE 06

전업주부도 재산분할 50%를 받을 수 있을까요?

'전업주부'라는 단어 때문에 자신의 기여를 먼저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
CASE 07

맞벌이 부부는 무조건 재산분할 50대 50일까요?

법원이 나누는 것은 부부의 월급이 아니라, 그 월급과 서로의 역할로 함께 만들어진 재산입니다.

›
CASE 08

"내 명의 집인데 왜 나눠줘?" 협의이혼이 재판으로 바뀐 이유

등기부는 재산의 명의를 보여주지만, 혼인생활의 기여까지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
CASE 09

"부모님께 빌린 돈입니다." 이혼할 때 부모님이 준 돈은 빚일까요?

부모가 돈을 보냈다는 사실과 부모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
CASE 10

부모님께 받은 1억으로 산 주식이 10억이 됐습니다. 10억도 나눠야 할까요?

특유재산의 가치가 올랐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가치가 왜 올랐고 배우자가 그 과정에서 무엇을 했는가입니다.

›
CASE 11

명품시계·가방·금·현금도 이혼할 때 전부 나눠야 할까요?

재산분할은 집 안의 모든 물건에 가격표를 붙여 절반씩 나누는 절차가 아닙니다.

›
CASE 12

이혼소송 중 아파트가 5억 올랐습니다. 오른 돈은 누구 것일까요?

무엇을 나눌 것인가와 그것을 얼마로 평가할 것인가는 다른 질문입니다.

›
CASE 13

결혼 전 받은 분양권이 5억 올랐습니다. 오른 금액도 나눠야 할까요?

호가는 기대를 보여주지만, 재판에서는 그 기대에 얼마의 가격을 붙일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

내 사례는 어디에 해당할까요?

이혼사유, 재산분할, 양육권 문제는 사건마다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상담받아 보세요.

상담 신청하기

본 게시물은 법률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