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현금거래가 많은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혼상담을 하던 중 아내가 말했습니다. "남편 재산이 그것만 있는 게 아니에요. 회사 금고에 현금이 엄청 많아요." 저는 물었습니다. "어느 정도 있습니까?" 아내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너무 많아서 세어본 적이 없어요." 실제로 이혼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아내의 이야기는 계속됐습니다. 회사 금고에는 현금뿐 아니라 골드바도 있었고, 남편은 고가의 롤렉스 시계와 금목걸이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남편도 할 말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아내가 가지고 있는 명품가방은 왜 빼는데요?" "다이아반지랑 결혼할 때 받은 예물도 다 재산 아닌가요?"
이렇게 되면 재산목록이 갑자기 복잡해집니다. 아파트와 예금만 있던 사건에 롤렉스 시계, 명품가방, 금목걸이, 다이아반지, 골드바, 그리고 금고 속 현금까지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이혼할 때 집 안에 있는 값비싼 물건을 전부 가격으로 계산해서 절반씩 나누어야 할까요?
재산분할은 집 안의 모든 물건에 가격표를 붙여 절반씩 나누는 절차가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이라면 재산분할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혼소송에서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수천만 원 상당의 고가 시계, 상당한 양의 금, 투자목적으로 보유한 골드바, 거액의 현금처럼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가 큰 물건이라면 재산분할에서 충분히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오랫동안 사용한 가방이나 의류, 일상적인 개인물품까지 하나하나 현재가치를 산정해서 재산목록에 올리고 나누는 것은 현실적으로 의미가 크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는 세 가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실제로 존재하는가. 현재 경제적 가치가 얼마인가. 그리고 그 가치를 놓고 실제 소송에서 다툴 실익이 있는가. 법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 재판에서 끝까지 다투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물건의 이름보다 취득경위와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봐야 합니다
재산분할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혼인 중 부부의 협력으로 형성하고 유지한 재산입니다. 따라서 부동산이나 예금만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산 역시 경제적 가치가 크고 혼인 중 공동재산으로 형성되었다면 재산분할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방이다." "시계다"라는 이유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돈으로 구입했는지, 누가 구입했는지, 상대방에게 선물한 것인지,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인지,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것인지, 현재 어느 정도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용한 물건이면 무조건 개인재산일까요?
남편이 혼인 중 자신의 소득으로 5,000만 원 상당의 고가 시계를 구입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남편은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매일 차고 다니던 내 시계입니다." 그런데 아내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결혼생활 중 번 돈으로 산 5,000만 원짜리 재산인데 왜 당신 개인재산입니까?" 단순히 남편이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아내가 남편의 생일을 맞아 고가의 시계를 선물했다면 구체적인 취득경위와 증여의 의미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누가 사용했느냐와 누구의 재산이냐는 반드시 같은 질문은 아닙니다.
명품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내가 혼인기간 동안 명품가방을 여러 개 구입했습니다. 구입가격을 모두 합하면 1억 원이 넘는다고 해보겠습니다. 남편 입장에서는 당연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저것도 재산 아닙니까?" 아내는 반박합니다. "몇 년 동안 들고 다닌 중고 가방입니다." 여기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처음 구입가격과 현재가치는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3,000만 원에 구입한 가방의 현재 중고가격이 1,000만 원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일부 희소한 시계나 가방은 구입 당시보다 가치가 상승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산분할에서 실제로 문제 삼으려면 단순히 "살 때 얼마였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현재 어느 정도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금고에 돈이 많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처음 사례에서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어려운 재산은 사실 롤렉스도 명품가방도 아닙니다. 현금입니다. 아내는 분명히 남편의 회사 금고에서 상당한 현금을 보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재판에서는 질문이 하나 더 필요합니다. "얼마였습니까?"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아내는 말합니다. "정말 많았습니다." 하지만 재판에서 "많았다"는 말과 "3억 원이 있었다"는 말은 완전히 다릅니다.
더구나 남편이 사업을 한다면 반론도 가능합니다. "그 돈은 내 개인재산이 아닙니다." "회사 운영자금입니다." "거래처에 지급해야 할 돈입니다." 그렇다면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금고 안의 현금을 촬영한 사진이 있는지,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 사업장 장부와 연결되는지, 현금 입출금내역이 있는지, 남편 개인재산인지 법인 또는 사업자금인지 등을 살펴봐야 합니다. 현금은 보았다는 것보다 얼마가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금고에 돈이 많았습니다"와 "금고에 3억 원이 있었습니다"는 전혀 다른 주장입니다
이혼소송에서는 이런 차이가 중요합니다. 상대방에게 숨겨진 재산이 있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이 있더라도 법원은 결국 구체적인 사실을 토대로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현금은 계좌에 있는 예금과 달리 객관적인 잔액증명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금고 속 현금이 문제되는 사건에서는 사진, 영상, 장부, 현금거래 자료, 사업매출, 관련자의 진술 등 주변 자료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앞에서 재산은닉 문제를 설명하면서 이야기했듯이, 법원이 알아서 의심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의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제시해야 합니다.
골드바는 조금 다릅니다
금고 안에 골드바가 있다면 현금보다는 비교적 평가가 쉬울 수 있습니다. 실제 골드바의 존재와 중량을 확인할 수 있다면 일정 시점의 금 시세를 기준으로 경제적 가치를 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투자나 자산보유 목적으로 상당한 양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일반적인 개인물품과는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금목걸이 한 개와 금고에 보관한 상당한 규모의 골드바를 똑같이 취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건의 이름이 아니라 실제 경제적 가치와 보유목적을 봐야 합니다.
예물은 이혼하면 원래 집안에 돌려줘야 할까요?
이혼 과정에서는 결혼 당시 주고받은 예물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 시계는 우리 부모님이 사준 겁니다." "그 다이아반지는 우리 집에서 해준 거니까 돌려주세요." 그러나 혼인이 상당 기간 정상적으로 계속된 뒤 이혼하게 되었다고 해서 결혼 당시 주고받은 예물이 당연히 원래 제공한 집안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예물 반환 문제와 재산분할 문제는 구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사용한 개인적인 예물 하나를 놓고 끝까지 다투는 것이 실제로 경제적 의미가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명품 이야기가 나오면 먼저 "지금 누가 가지고 있습니까?"라고 묻습니다
명품가방이나 시계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가끔 가장 먼저 이렇게 묻습니다. "지금 누가 가지고 있습니까?" 법률적으로 점유자가 곧 소유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실제 이혼사건에서는 고가 물품 하나하나를 전부 감정하고 현재가격을 계산하여 정산하는 것보다, 서로 현재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물품은 각자 보유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농담처럼 "결국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이야기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질문이 중요합니다. "그게 얼마짜리인데요?" 몇 년 사용한 가방 하나와, 수천만 원짜리 시계 여러 점, 1억 원 상당의 골드바, 금고에 보관된 수억 원의 현금을 똑같이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금액이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싸울 수 있는 것과 싸워야 하는 것은 다릅니다
이혼소송에서는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 상대방이 가지고 간 물건 하나하나가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 가방도 제가 사준 겁니다." "저 사람 시계도 공동재산으로 산 겁니다." "우리 집에서 해준 금목걸이도 돌려받아야 합니다." 법률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송에서는 항상 실익을 생각해야 합니다. 수백만 원의 현재가치를 가진 물건을 두고 여러 차례 서면을 제출하고 시가를 다투는 것이 정말 필요한지, 그 문제를 양보하고 훨씬 큰 부동산이나 금융재산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재산과 실제로 다투어야 할 재산은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 역시 재산분할 사건에서 중요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재산분할은 모든 것을 다투는 것이 아닙니다
변호사가 의뢰인의 모든 주장에 "그것도 다 싸워봅시다"라고 말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사건처리는 아닙니다. 재산분할 사건에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아파트의 평가액이 1억 원 차이 나는 문제와 몇 년 사용한 가방의 중고가격 300만 원을 다투는 문제를 같은 비중으로 다룰 수는 없습니다. 특히 재산이 많고 쟁점이 복잡한 사건일수록 어디에 시간과 증거를 집중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품시계·가방·귀금속 / 금·골드바
- 혼인 전 보유 여부, 혼인 중 구입자금 출처를 확인합니다.
- 배우자에게 선물한 물건인지, 구입가격과 현재 중고가치를 구별합니다.
- 실제 보유자를 확인하고, 다툴 실익이 있는지 판단합니다.
- 장신구인지 투자목적 자산인지 구분하고, 실제 중량·시세 산정 가능성을 확인합니다.
현금·예물이 문제된다면
- 단순히 "많았다"가 아니라 금액을 특정할 자료(사진·장부·거래내역)를 확보합니다.
- 개인재산인지 사업·법인 자금인지 구분합니다.
- 예물 반환과 재산분할 문제를 구별하고, 현재가치와 다툴 실익을 함께 판단합니다.
재산분할은 집 안의 모든 물건에 가격표를 붙여 절반씩 나누는 절차가 아닙니다.
"금고에 돈이 많았습니다"와 "금고에 3억 원이 있었습니다"는 재판에서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좋은 변호사는 싸울 수 있는 것을 모두 싸우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싸우고 무엇을 버릴지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