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결혼하기 3년 전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아파트를 구입할 당시 가격은 6억 원이었습니다. 계약금과 일부 매매대금은 남편이 결혼 전 모아둔 돈으로 지급했고, 나머지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마련했습니다. 아내는 아파트를 구입할 당시 남편을 만나기 전이었거나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아파트 취득자금에는 당연히 아무런 돈을 보태지 않았습니다.
결혼 후 부부는 이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도 태어났습니다. 남편은 계속 경제활동을 했고 아내는 출산과 육아로 경제활동이 제한된 시기가 있었습니다. 아내가 아이들의 양육과 가사를 주로 담당하는 동안 남편은 계속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도 혼인기간 동안 상당 부분 상환되었습니다. 그렇게 혼인생활이 10년 넘게 계속되었습니다. 그 사이 부동산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남편이 6억 원에 구입했던 아파트의 시가는 이혼할 무렵 12억 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혼 이야기가 나오자 남편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집은 결혼하기 전에 제가 산 집입니다." "아내는 이 집을 살 때 돈을 한 푼도 보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이 아파트도 재산분할에서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남편은 다시 물었습니다. "아파트값이 오른 게 아내가 집안일을 해서 오른 겁니까?" 상당히 강한 질문입니다. 실제로 아파트 가격이 6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오른 이유는 아내가 아이를 키웠기 때문이 아니라 부동산시장이 상승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혼 전에 이미 남편이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이혼할 때 아내에게도 나누어 주는 것이 정말 맞을까요?
결혼 전에 취득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재산분할 논의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 전에 남편이 취득한 아파트라면 원칙적으로 남편의 특유재산에서 출발합니다. 아내가 아파트 취득 당시 아무런 돈을 보태지 않았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혼인 중 부부가 함께 돈을 모아 구입한 아파트와 결혼 전부터 남편이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똑같이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재산분할에서는 한 가지 질문을 더 합니다. 아내가 이 아파트를 만드는 데 기여했는가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혼인기간 동안 이 재산을 유지하거나 감소를 방지하고 그 가치를 보전하는 데 기여했는가도 살펴봅니다. 그래서 특유재산 사건에서 중요한 단어가 바로 '유지'입니다. 배우자가 그 아파트를 사는 데 돈을 보태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재산분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누가 만들었는지만큼, 혼인기간 동안 그 재산을 누가 어떻게 지켜왔는지도 봅니다.
특유재산도 유지·증식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민법상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은 원칙적으로 그 배우자의 특유재산입니다. 따라서 결혼 전에 이미 남편 명의로 취득한 아파트라면 출발점은 남편의 특유재산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특유재산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감소를 방지하거나 증식에 협력한 경우에는 재산분할에서 고려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산분할에서 말하는 기여가 반드시 직접적인 금전투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혼인기간 동안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고, 가족생활을 유지하고, 상대방이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하고, 그 과정에서 대출이 상환되거나 기존 재산이 유지되었다면, 그러한 사정도 구체적인 사건에서 특유재산의 유지에 관한 기여를 판단할 때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결혼만 오래 하면 상대방의 혼전재산 절반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특유재산이 언제 취득되었는지, 혼인기간은 얼마인지, 상대방이 실제로 어떤 기여를 했는지, 대출은 어떻게 상환되었는지, 재산의 가치변동은 어떤 이유로 발생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아파트값이 오른 것과 부부의 순재산이 증가한 것은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편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아파트값이 오른 게 아내가 집안일을 해서 오른 겁니까?" 저는 이 질문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직접적인 이유는 부동산시장의 상승일 수 있습니다. 아내가 가사를 담당했다는 이유로 주변 아파트의 시세가 올라간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아내가 가사와 육아를 했으니 아파트 가격이 6억 원 오른 데 기여했다"라고 설명하면 오히려 재산분할 법리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관계를 조금 더 살펴보면 다른 문제가 보입니다.
혼인 당시 아파트에 3억 원의 대출이 있었다면 어떨까요?
남편이 결혼 전에 6억 원짜리 아파트를 취득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주택담보대출이 3억 원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혼인 당시 아파트의 순재산가치를 단순화하면 약 3억 원입니다. 그 후 10년 동안 부부가 혼인생활을 계속했습니다. 남편은 경제활동을 했고 아내는 가사와 육아를 주로 담당했습니다. 혼인 중 남편의 소득으로 주택담보대출 3억 원을 모두 상환했습니다. 그 사이 아파트 가격은 6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승했습니다. 이혼 당시에는 아파트 12억 원 - 대출 0원 = 순재산 12억 원이 되었습니다. 혼인 당시 순재산 3억 원과 비교하면 부부가 혼인생활을 하는 동안 해당 재산의 순가치는 크게 증가했습니다.
물론 그 증가분 전부가 부부의 노력 때문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시장상승으로 발생한 가치증가도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혼인기간 동안 대출이 상환되어 순재산이 증가한 부분과 단순한 시장가격 상승을 완전히 같은 성격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재산의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채무까지 포함한 전체 재산상태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대출이 전혀 없었다면 어떨까요?
이번에는 남편에게 더 유리한 사실관계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남편이 결혼 전에 부모의 지원과 자신의 돈으로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대출은 전혀 없었습니다. 아내는 취득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습니다. 부부는 그 집에서 20년 동안 살았습니다. 아내가 가사와 육아를 주로 담당했습니다. 그런데 20년 뒤 서울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아파트가 30억 원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원래 10억 원도 제 재산이었습니다." "대출도 없었습니다." "20억 원 오른 것도 서울 집값이 오른 것입니다." "그런데 아내가 이 아파트의 형성이나 증식에 도대체 무슨 기여를 했다는 겁니까?" 이 경우에는 앞선 사례보다 남편의 특유재산성을 훨씬 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20년 결혼했으니 절반입니다"라고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방 배우자가 해당 재산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실제로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시세가 오른 이유와 재산을 유지해온 이유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이 부분이 특유재산 재산분할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가격이 오른 직접적인 원인은 부동산시장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장기간 혼인생활 동안 상대방 배우자의 역할이 언제나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한 배우자가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면서 다른 배우자가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고, 그 소득으로 대출을 상환하고, 보유세와 관리비를 부담하고, 가족이 다른 부채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기존 재산을 계속 보유할 수 있었다면, 그러한 사정은 특유재산의 유지에 대한 기여를 판단할 때 고려할 수 있습니다. 결국 두 질문을 구별해야 합니다. "왜 아파트 가격이 올랐는가?"와 "왜 이 아파트를 혼인기간 동안 처분하거나 잃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었는가?"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특유재산 사건에서는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만 보면 안 됩니다
특유재산 상담을 하면 의뢰인들이 가장 먼저 혼인기간을 묻습니다. "3년 살았으면 몇 퍼센트입니까?" "10년 넘으면 특유재산도 나눠야 합니까?" "20년 살았으면 결국 50대 50 아닌가요?" 혼인기간은 물론 중요합니다. 실제 재판에서도 혼인기간이 길어질수록 상대방 배우자가 특유재산을 유지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할 여지가 커지는 사건이 많습니다. 특히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면서 장기간 가사와 가족생활을 담당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법에 "3년이면 30%, 10년이면 40%, 20년이면 50%"라는 공식은 없습니다. 같은 혼인기간이라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혼인 3년이라도 실제 기여가 크다면 어떨까요?
혼인기간이 비교적 짧더라도 어린 자녀가 있고, 한쪽 배우자가 출산과 양육을 주로 담당했으며, 혼인 중 상당한 대출이 상환되었고, 상대방의 경제활동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했다면 특유재산의 유지에 대한 기여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볼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비교적 짧은 혼인기간에도 상당한 기여도가 문제되는 사건이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있고 엄마가 양육하니 자동으로 30%"와 같은 공식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자녀의 존재와 양육은 전체 기여를 판단하는 여러 사정 중 하나이고, 실제 대출상환과 재산관리, 혼인생활의 형태를 함께 봐야 합니다.
반대로 20년을 살았다고 무조건 절반도 아닙니다
남편이 혼인 전에 대출 없이 상당한 부동산을 가지고 있었고, 아내가 그 재산의 관리에 특별히 관여하지 않았으며, 가격상승 대부분이 시장상황에 의해 발생했다면, 장기혼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적인 공동재산과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특유재산 사건에서는 단순히 "오래 살았습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부족합니다. 상대방 배우자라면 "그 기간 동안 내가 이 재산을 유지하는 데 실제로 무엇을 했는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반대로 특유재산을 가진 배우자라면 "이 재산이 현재의 가치를 가지게 된 과정에서 상대방의 기여와 무관한 부분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유재산 사건에서는 재산의 '역사'를 복원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사건에서 현재 등기부와 현재 시세만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결혼 당시 아파트 가격은 얼마였는지, 당시 대출은 얼마였는지, 혼인 중 대출이 얼마나 줄었는지, 누구의 소득으로 상환했는지, 부부의 생활비는 어떻게 부담했는지, 자녀 양육과 가사는 누가 담당했는지, 리모델링이나 재산관리에는 누가 관여했는지, 현재 가격상승은 어떤 요인에서 발생했는지를 하나씩 살펴봐야 합니다.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아파트라면
- 정확한 취득시점을 확인합니다.
- 혼인 당시 아파트의 가액을 확인합니다.
- 취득자금의 출처를 확인합니다.
- 혼인 당시 주택담보대출이 얼마였는지 확인합니다.
- 현재 대출잔액과 비교합니다.
- 혼인 중 대출상환 과정을 정리합니다.
- 부모 지원금 등 특유재산성을 강화할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상대방 배우자가 재산분할을 요구한다면
- 단순히 혼인기간만 주장하지 않습니다.
- 가사와 육아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합니다.
- 상대방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한 사정을 확인합니다.
- 대출상환 과정에 대한 직·간접적인 기여를 살펴봅니다.
- 재산의 관리·수선·유지에 관여했는지 확인합니다.
- 자녀 출산과 양육으로 자신의 경제활동이 제한되었는지도 정리합니다.
특유재산을 가진 배우자라면
- 혼인 전부터 존재한 순재산가치를 확인합니다.
- 혼인 당시 대출이 없었다면 그 자료를 확보합니다.
- 시장상승에 따른 가치증가와 혼인 중의 재산형성 기여를 구별합니다.
- 상대방이 해당 재산의 관리에 실제로 얼마나 관여했는지 확인합니다.
- 단순히 "내 명의다"가 아니라 재산의 취득과 유지과정을 자료로 설명합니다.
양쪽 모두 확인할 것
- 혼인기간만으로 기여도를 기계적으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 현재 시세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 취득 당시의 가격과 채무를 함께 확인합니다.
- 시장가격 상승과 대출상환에 따른 순재산 증가를 구별해서 살펴봅니다.
- 결국 현재 재산의 가치가 만들어진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시세가 오른 이유와, 그 재산을 오랜 혼인기간 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배우자가 그 아파트를 사는 데 돈을 보태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재산분할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누가 만들었는지만큼 누가 지켜왔는지도 봅니다.
결국 특유재산 재산분할의 핵심은 "누가 이 재산을 만들었는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혼인기간 동안 이 재산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지켜왔는가"까지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